AI 드라마 PD를 ‘뽑기사’라고 부르는 이유: 중국 ‘후서유기’가 보여준 AI 영상 산업의 진짜 변화
중국에서 AI로 만든 장편 드라마 ‘후서유기’가 프라임타임에 편성되고, 제작사 모회사 주가까지 흔들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겉으로 보면 “AI가 드라마도 만들었네?” 정도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훨씬 큽니다.
이번 사례는 AI 영상 제작비 절감, 콘텐츠 산업의 생산성 혁신, AI 배우와 초상권 거래, 중국 숏폼 드라마 플랫폼 경쟁, 미디어 기업 주식시장 반응까지 한 번에 연결되는 사건입니다.
특히 많은 뉴스가 “제작비가 10분의 1로 줄었다”는 부분만 강조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AI로 만든 배경·의상·표정·액션 장면이 앞으로 콘텐츠 자산처럼 쌓이고 재사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단순히 드라마 한 편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비용 구조와 수익 모델을 바꿀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1. 중국 AI 장편 드라마 ‘후서유기’, 프라임타임 진입의 의미
‘후서유기’는 중국 망고TV가 선보인 AI 기반 장편 드라마입니다.
회당 약 40분 분량으로 제작됐고, 전체 3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실제 배우 촬영 없이 AI 배경, AI 캐릭터, AI 액션 장면을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오후 8시 프라임타임에 편성됐고, 방영 이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있습니다.
해당 시청률 1위는 닐슨 같은 외부 공식 조사기관의 데이터가 아니라, 제작·방영 측에서 자체적으로 발표한 내용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AI 드라마가 중국 안방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AI 장편 콘텐츠가 메인 방송 시간대에 진입했다는 산업적 사건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그럼에도 의미는 큽니다.
AI 영상이 유튜브 쇼츠나 틱톡 밈 수준을 넘어, 방송 편성표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는 콘텐츠 산업뿐 아니라 AI 투자, 반도체 수요, 생성형 AI 인프라 경쟁과도 연결됩니다.
2. ‘후서유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핵심 기술은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후서유기’ 제작에는 바이트댄스의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Seedance) 2.0·2.5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더우인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중국 AI 영상 생태계에서 점점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망고TV 측은 자체 제작 플랫폼인 망고링촹을 통해 필요한 AI 모델을 조합하고 장면별로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단순히 하나의 AI 툴에 “드라마 만들어줘”라고 입력한 방식이 아닙니다.
장면별로 필요한 모델과 후처리 기술을 붙이고, 사람이 계속 결과물을 검수하면서 이어 붙인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에 가깝습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AI가 만든 드라마”지만, 실제 제작 현장은 AI 모델 + 감독 + 작가 + 미술팀 + 개발팀 + 프롬프트 담당자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였습니다.
3. 제작비는 정말 10분의 1로 줄었나
보도에 따르면 ‘후서유기’의 회당 제작비는 약 90만 위안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로 약 1억 8,000만 원 안팎입니다.
중국 장편 드라마 제작비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제작진 인터뷰에 따르면, 실사로 3분짜리 액션 시퀀스를 만들 경우 약 400만 위안이 들 수 있는데, AI를 활용하면 3만~4만 위안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액션 장면 기준으로는 최대 100분의 1 수준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체 드라마 제작비 기준으로는 기존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배우 출연료, 세트 제작비, 로케이션 비용, 촬영 장비, 스턴트팀, 대규모 CG 비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극이나 판타지 장르는 의상, 세트, 특수효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AI가 이 영역을 대체하면 비용 구조가 급격히 바뀔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AI가 모든 비용을 없앤 게 아니라, 비용의 종류를 바꾼 것입니다.
촬영비와 배우료는 줄었지만, 대신 AI 모델 사용료, 프롬프트 작업, 후처리, 데이터 관리, 개발 인력, 품질 검수 비용이 새로 생겼습니다.
4. 망고초매 주가 급등락: AI 드라마가 주식시장을 흔든 이유
‘후서유기’를 방영한 망고TV 자체는 상장사가 아니지만, 모회사인 망고초매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방영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5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한화 기준 약 2조 5,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5화 방영 뒤 주가가 다시 하락했습니다.
3일 연속 하락하면서 약 1조 6,000억 원가량이 빠졌고, 결과적으로 순증분은 약 9,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이 흐름은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처음에는 “AI 드라마 제작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앞으로 콘텐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콘텐츠 품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자 주식시장도 냉정하게 반응했습니다.
즉, AI 영상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단순히 “AI를 쓴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품질, 반복 제작 능력, 콘텐츠 자산화, 수익화 모델을 증명해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금리 전망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기업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주는 환경에서는, AI 테마주라도 실적과 현금흐름을 보여주지 못하면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5. ‘후서유기’ 품질 평가는 엇갈린다
시청자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긍정적인 평가는 영상미와 스케일에 집중됩니다.
서유기라는 익숙한 동양권 대형 IP를 활용했고, 원숭이 캐릭터나 판타지 배경은 AI 영상과 궁합이 좋은 편입니다.
실제 인간 배우를 AI로 구현할 때보다 동물형 캐릭터나 신화적 캐릭터를 구현할 때 이질감이 덜합니다.
또 서유기는 이미 게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수많은 레퍼런스가 쌓여 있는 IP입니다.
AI가 참고할 수 있는 시각적 문법이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감정 표현과 몰입감에 집중됩니다.
캐릭터 표정이 경직돼 보이거나, 말투가 어색하거나, 장면 간 감정선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영상미만이 아닙니다.
스토리텔링, 배우의 연기, 캐릭터성, 감정의 축적이 핵심입니다.
이 부분에서 AI 영상은 아직 확실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AI 콘텐츠가 아직 스팸성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프라임타임에 진입했다는 것 자체는 산업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6. 왜 AI 드라마 PD를 ‘뽑기사’라고 부를까
중국 AI 영상 제작 현장에서는 AI로 장면을 생성하는 사람을 일종의 ‘뽑기사’처럼 부르는 밈이 있다고 합니다.
중국어 표현으로는 ‘초우카스’에 가까운 개념인데, 온라인 게임의 카드 뽑기나 가챠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AI 영상은 프롬프트를 잘 쓴다고 해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가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생성하고,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돌려야 합니다.
문제는 한 번 생성할 때마다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I 영상 제작은 단순한 자동화라기보다, 돈과 시간을 넣고 원하는 컷을 뽑아내는 새로운 형태의 제작 노동에 가깝습니다.
특히 ‘후서유기’의 경우 15초~30초짜리 장면 하나를 만들기 위해 평균 7,000자 수준의 프롬프트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중국어는 한자 특성상 같은 글자 수 안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나 영어로 환산하면 더 긴 설명이 들어간 셈입니다.
프롬프트에는 구도, 카메라 이동, 표정, 근육 움직임, 의상, 배경, 감정, 장면 분위기까지 세밀하게 적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길게 써도 AI가 전부 정확히 이해하는 건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건 길이가 아니라, AI가 오해하지 않도록 논리적으로 장면을 설계하는 능력입니다.
7. AI 영상 제작은 ‘딸깍’이 아니라 100명 규모의 협업이었다
‘후서유기’ 제작에는 약 100명 규모의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작 인력은 줄었지만, 새로운 직군이 생겼습니다.
대표적인 직군이 AI 감독과 프롬프트 담당 조직입니다.
AI 감독 아래 여러 소조직이 붙고, 각 팀이 장면을 계속 생성하고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미술팀도 약 30명 규모로 참여해 캐릭터 설정, 의상, 세계관, 배경 라이브러리를 구축했습니다.
개발팀은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툴과 기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감독이 “이런 장면을 더 쉽게 제어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개발팀이 내부 제작 툴을 개선하는 식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총감독 리둥선이 영화나 연출 전공자보다 비전공자를 일부러 채용했다고 밝힌 부분입니다.
기존 영화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은 AI 제작 방식을 기존 촬영 방식의 연장선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AI 네이티브형 인력은 처음부터 AI의 한계와 가능성에 맞춰 장면을 설계합니다.
이건 유튜브 초창기와도 비슷합니다.
방송국 출신 PD들이 만든 콘텐츠가 유튜브 문법과 맞지 않았고, 오히려 플랫폼 감각이 좋은 젊은 제작자들이 더 빠르게 적응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입니다.
8. AI 영상의 기술적 핵심: 3D 골격, 부분 재생성, 프레임 보간
AI 영상의 가장 큰 문제는 장면 간 일관성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AI 영상 생성 모델은 15초~30초 단위 생성에 강하고, 40분짜리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제작진은 짧은 클립을 여러 개 만들고 이어 붙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얼굴이 바뀌거나, 체형이 흔들리거나, 손과 발이 이상해지거나, 캐릭터 비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후서유기’는 이를 줄이기 위해 인체 골격 제어 시스템에 가까운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3D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옷과 표정, 질감을 입히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캐릭터 체형과 비율이 크게 흔들리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특정 부위가 이상하게 생성되면 컷 전체를 다시 만들지 않고, 해당 부분만 재생성해 시간과 비용을 줄였습니다.
장면 사이가 어색한 경우에는 프레임 보간 기술도 활용했습니다.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새로운 중간 프레임을 넣어 움직임을 더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AI 드라마 제작은 단순 생성형 AI가 아니라, VFX, 게임 엔진, 애니메이션 제작, 편집 기술이 결합된 복합 산업에 가깝습니다.
9. 가장 중요한 변화: AI 콘텐츠는 ‘자산화’될 수 있다
많은 뉴스가 놓치는 핵심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실사 영화나 드라마는 배우가 연기하고 세트를 짓고 촬영한 뒤, 그 장면은 해당 작품 안에서 주로 소비됩니다.
물론 노하우는 남지만, 장면 자체를 다른 작품에 그대로 재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AI로 만든 배경, 의상, 표정, 액션 동작, 캐릭터 스타일, 건축물, 무기, 판타지 월드는 디지털 자산으로 쌓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작품에서 만든 산, 궁전, 도포, 갑옷, 원숭이 표정, 전투 장면의 일부는 다음 사극이나 판타지 작품에 변형해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라이브러리를 재사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콘텐츠 제작도 앞으로는 API처럼 자산을 연결하고 조합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AI 영상 자산 거래 시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배경 라이브러리, 표정 라이브러리, 액션 라이브러리, 목소리 라이브러리, 디지털 배우 판권이 거래되는 구조입니다.
이 변화는 토큰 이코노미, 디지털 저작권, 콘텐츠 IP 금융화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영상 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한 편을 싸게 만들었다”가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콘텐츠 자산을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10.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은 이미 거대한 산업이다
‘후서유기’는 갑자기 튀어나온 실험작이 아닙니다.
중국에는 이미 마이크로 드라마, 숏폼 드라마 시장이 크게 성장해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약 8조 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이용자 수는 약 6억 명 규모로 거론됩니다.
중국 현지 협회 자료에 따르면 분기당 12만 편 이상의 숏폼 드라마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연간으로 보면 약 50만 편에 가까운 콘텐츠가 나오는 셈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AI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플랫폼은 바이트댄스 계열의 홍궈와 더우인, 그리고 콰이쇼우가 대표적입니다.
홍궈는 무료 시청과 광고 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2억 명 수준으로 언급됩니다.
더우인은 중국 내수판 틱톡으로, 숏폼 드라마 유입 채널 역할을 합니다.
해외에서는 중국계 자본이 만든 ReelShort, DramaBox 같은 플랫폼이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들의 특징은 매우 자극적인 소재입니다.
복수, 재벌, 불륜, 신분 역전, 계약 결혼, 로맨스, 보복 같은 소재가 빠른 호흡으로 이어집니다.
한국 막장 드라마보다 더 강한 자극을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이 시장이 커진 배경에는 스마트폰 시청 습관, 짧은 집중 시간, 소액 결제 모델, 알고리즘 추천이 있습니다.
11. AI 숏폼 드라마의 그림자: 98%는 돈을 못 번다
AI를 활용하면 제작비는 크게 낮아집니다.
일부 AI 드라마는 1분당 100달러 수준까지 제작비를 낮췄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기존 실사나 애니메이션이 분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 절감입니다.
하지만 싸게 만든다고 모두 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리서치 기관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반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작품이 98%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즉, AI 콘텐츠가 너무 많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스팸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플랫폼들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루 2,000편 이상 등록되던 콘텐츠를 최근에는 300편 수준으로 줄이는 등 품질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콘텐츠 산업에서 공급 과잉은 언제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건 분명하지만, 품질 관리가 없으면 저가 콘텐츠만 쌓이고 시장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12. AI 배우와 얼굴 거래: 중국에서는 이미 초상권 시장이 움직인다
중국에서는 배우나 모델의 얼굴을 AI 콘텐츠에 활용하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콩 배우 우치화는 자신의 20대 시절 데이터를 제공해 AI가 젊은 모습을 복원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사례로 언급됩니다.
왕조현, 오계화 등 유명 배우들의 젊은 시절 이미지를 디지털 아바타 형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유명인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무명 배우, 인플루언서, 일반인도 자신의 얼굴을 판매하거나 계약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경우 10만~100만 원 수준으로 얼굴 데이터를 거래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런 수요가 생기는 이유는 AI가 만든 얼굴이 점점 비슷해지기 때문입니다.
AI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평균적 미형 얼굴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개성 있는 얼굴, 낯선 얼굴, 현실감 있는 얼굴에 대한 수요가 커집니다.
문제는 계약 철회, 2차 활용, 수익 배분, 사후 관리 체계가 아직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 번 팔린 얼굴이 어떤 작품에 어떻게 쓰일지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13.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AI 활용 현황
한국은 중국처럼 전면 AI 드라마를 대규모로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재까지는 부분 활용과 하이브리드 제작에 더 가까운 흐름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딥페이크 기반의 젊은 배우 구현입니다.
드라마 ‘카지노’에서는 최민식 배우의 젊은 시절을 AI와 VFX 기술로 구현한 장면이 화제가 됐습니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서는 고인이 된 송해 선생을 AI로 재현한 장면이 언급됐습니다.
또 국내 드라마에서는 위험한 액션 장면이나 폭파 장면, 차량 추격 장면을 AI로 만드는 시도도 나왔습니다.
원문에서 언급된 드라마 ‘김부장’ 사례처럼, 북한 배경의 액션 시퀀스를 AI로 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장면은 모피어스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했고, 약 1,000장의 이미지와 2,000개의 영상 클립을 활용해 구성한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비용 때문만은 아닙니다.
폭파, 총격, 추격, 고위험 액션처럼 실제 촬영이 위험한 장면은 AI로 대체할 유인이 큽니다.
배우와 스태프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화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4. 한국 예능·교양 프로그램에서 AI 영상은 더 빨리 퍼질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보다 AI 영상이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는 영역은 재연 프로그램입니다.
대표적으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프로그램은 AI 활용과 궁합이 좋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고도의 배우 연기나 영화적 완성도보다, 사건의 분위기와 상황 전달이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제한된 세트와 저예산 촬영으로 백악관, 중세 유럽, 고대 중국 같은 장면을 재현해야 했습니다.
AI를 활용하면 배경, 시대 의상, 도시 풍경, 역사적 분위기를 훨씬 빠르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성도 높은 영화 수준까지 가려면 여전히 어렵지만, 정보 전달형 콘텐츠에서는 AI 영상의 실용성이 매우 큽니다.
15. 한국 AI 영화 시도: 기술 실험과 작품성 사이의 간극
한국에서도 AI 영화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화 ‘중간계’는 AI와 CG를 적극 활용한 사례로 언급됩니다.
십이지신, 저승사자, 크리처, 차량 폭발 장면 등을 AI로 생성했고, 일부 장면 제작 시간이 기존 4~5일에서 10분 수준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다만 흥행 성과는 크지 않았고, OTT에서 뒤늦게 소비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또 KBS에서 방영된 AI 기반 장편 영화 ‘조선 사람’도 언급할 수 있습니다.
루벤스의 ‘조선 사람’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 장영실이 서양으로 갔다는 가상 역사 판타지 설정을 활용한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인공지능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등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대중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AI 기술 실험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기술 실험이 곧바로 예술적 완성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AI 장편영화로 언급되는 ‘아이엠 포포’도 있습니다.
AI 시스템이 범죄를 막는 과정에서 사람을 죽이게 되고, 재판을 받는다는 설정의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유명 성우 더빙과 주변 인물 이미지를 참조하는 방식으로 어색함을 줄이려 했다는 점에서 진화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16. 한국 AI 영상 스타트업과 주목할 기업들
국내에서는 AI 영상과 VFX를 결합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피어스스튜디오는 VFX 전문가들이 세운 회사로, AI가 VFX를 대체한다기보다 VFX 전문가들이 AI를 활용하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아이노스튜디오는 SF 영화 ‘스틸레이’ 제작사로 언급되며, 향후 결과물에 따라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테오AI스튜디오도 AI 영상 제작 스튜디오로 성장 가능성이 언급됩니다.
이 밖에도 클레온, 라이언로켓처럼 디지털 휴먼, 영상 합성, AI 아바타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국내 AI 영상 산업은 아직 중국처럼 대규모 상업 플랫폼 중심으로 폭발한 단계는 아니지만, 광고, 교육, 뉴스, 기업 홍보, 드라마 후반작업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17. AI 드라마가 실사를 완전히 대체할까
당장 완전 대체는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감정선입니다.
사람이 화를 내는 장면 하나만 봐도, 분노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배신감에서 오는 분노, 두려움을 숨기는 분노, 체념 섞인 분노,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분노는 전부 다릅니다.
배우는 대본의 맥락을 해석하고 자기 방식으로 감정을 창작합니다.
하지만 AI는 아직 장면 전체의 감정 축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약합니다.
특히 15초~30초 단위 클립을 이어 붙이면 감정이 끊겨 보이기 쉽습니다.
‘후서유기’ 감독도 한 회 전체의 감정 기복과 선이 이어지도록 모델 개발사에 요청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AI는 장면 설정을 잘못 이해하면 이상한 결과를 냅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 캐릭터인데 초기 이미지에 꼬리가 없으면, AI가 이를 “원숭이를 연기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 동작과 원숭이 동작이 섞여 움직임이 어색해집니다.
AI와의 소통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오해를 줄이는 설계 작업에 가깝습니다.
18. AI 영상 제작의 법적 쟁점: 초상권, 목소리, 저작권
AI 배우와 AI 성우가 늘어나면 법적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AI 배우 틸리 노우드 같은 사례를 두고 배우들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AI 배우가 수많은 실제 배우의 연기와 외모를 학습한 결과물이라면, 이것을 독립 창작물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중국에서도 특정 스타를 닮은 AI 배우가 등장하거나, 모델 이미지를 무단 학습해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가 언급됩니다.
목소리 문제는 더 복잡합니다.
얼굴은 초상권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보호될 수 있지만, 음색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성우들이 정부에 목소리 보호를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기업이 직원 목소리를 AI에 학습시킨 뒤, 직원이 퇴사한 이후에도 비슷한 목소리를 계속 사용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근로계약서, 출연계약서, 성우 계약서, 모델 계약서에는 AI 학습 금지 또는 활용 범위를 명시하는 조항이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19. 작가와 AI: 대체보다 협업이 먼저 올 가능성
AI가 대본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영상 생성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장기 서사와 캐릭터 감정선, 복선 회수, 세계관 일관성은 여전히 사람이 강한 영역입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AI를 초안 생성, 자료 조사, 장면 아이디어, 디테일 보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초안을 쓰고 인간 작가가 수정만 하는 구조가 되면, 창작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건 개발자 업계에서 이미 나타나는 변화와 비슷합니다.
AI가 코드를 먼저 쓰고 개발자가 검수하는 방식이 늘면서, 인간의 역할이 창작자에서 감독자 또는 수정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당분간 작가가 세계관과 감정선을 잡고, AI가 반복 작업과 시각화를 돕는 방식이 가장 유력합니다.
20. 다른 뉴스에서 잘 말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첫째, AI 드라마의 핵심은 제작비 절감이 아니라 콘텐츠 자산화입니다.
앞으로 경쟁력은 드라마 한 편을 싸게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캐릭터·배경·의상·액션·표정 라이브러리를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AI 영상 제작사는 스튜디오이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 회사가 됩니다.
좋은 감독만 있는 회사가 아니라, 내부 플랫폼과 제작 도구를 계속 개선하는 회사가 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AI 콘텐츠 시장은 공급 과잉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제작비가 낮아질수록 콘텐츠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소비자의 시간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결국 큐레이션, 브랜드, IP, 플랫폼 알고리즘이 더 중요해집니다.
넷째, 초상권과 목소리 권리가 새로운 자산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유명 배우의 젊은 시절 얼굴, 성우의 목소리, 일반인의 개성 있는 외모가 라이선스 형태로 거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섯째, AI 영상 확산은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를 자극합니다.
AI 영상은 텍스트 생성보다 연산 비용이 훨씬 큽니다.
장편 콘텐츠 제작이 본격화되면 GPU,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비용이 커지고, 이는 반도체 산업과 AI 인프라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1. 투자 관점에서 봐야 할 변화
AI 드라마는 단순한 문화 뉴스가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 뉴스입니다.
첫 번째 수혜 영역은 AI 영상 모델 기업입니다.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오픈AI의 소라, 구글의 비오, 런웨이, 피카 같은 영상 생성 모델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수혜 영역은 제작 플랫폼입니다.
AI 모델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 드라마·광고·영화 제작에 맞는 워크플로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수혜 영역은 IP 보유 기업입니다.
서유기처럼 저작권 부담이 적으면서 대중 인지도가 높은 IP는 AI 영상과 궁합이 좋습니다.
네 번째 수혜 영역은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입니다.
AI 영상 생성은 막대한 연산 자원을 요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확장 흐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주목할 영역은 콘텐츠 저작권 관리 기업입니다.
AI 시대에는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사용할 권리를 갖고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22. 결론: AI 드라마는 이벤트가 아니라 산업 전환의 초기 장면
‘후서유기’가 완벽한 작품이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닙니다.
감정선, 연기, 장면 연속성, 몰입감에서 한계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산업적 의미는 매우 큽니다.
AI 영상이 숏폼을 넘어 장편 드라마와 프라임타임으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중국은 AI 장편 드라마 실험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전면 AI 제작보다는 위험 장면, 배경, 과거 인물 재현, 재연 프로그램, 광고, VFX 보조 영역에서 먼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AI는 당장 배우와 감독을 모두 대체하기보다는, 콘텐츠 제작의 비용 구조와 업무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AI 영상은 단순한 툴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Summary >
중국 AI 장편 드라마 ‘후서유기’는 프라임타임 편성과 제작비 절감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청률 1위 보도는 자체 발표 성격이 강하지만, AI 영상이 메인 방송 시간대에 진입했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제작비는 전체 기준 약 10분의 1, 액션 장면은 최대 100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 드라마 PD가 ‘뽑기사’로 불리는 이유는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프롬프트를 쓰고 계속 생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핵심은 비용 절감보다 AI 배경, 의상, 표정, 액션을 콘텐츠 자산으로 쌓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숏폼 드라마 시장이 이미 거대하고, 한국은 AI를 드라마·영화·예능의 일부 장면에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감정선, 연속성, 초상권, 목소리 권리, 저작권, 노동계약 문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AI 드라마는 일시적 이벤트라기보다 콘텐츠 산업의 생산 방식이 바뀌는 초기 신호로 보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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